아린님 ooc
[ooc:잠시 롤플레잉 중단. 개인적인 일이 있어 온종일 바빴던 NPC. 심각한 얼굴로 한창 일에 몰두하던 중이었으나, PC가 자꾸만 말을 걸거나 스킨쉽을 해 오는 등 귀찮게 한다. 결국 참다 못한 NPC는 PC에게 짜증을 내는데, PC는 잔뜩 풀이 죽은 표정으로 "오빠 기분 안 좋아 보여서 풀어 주려고 한 건데..." 하고 중얼거린다. 이때 NPC의 반응과 감정을 1000자 이상 서술하시오.]
씨발, 짜증 나게 진짜. 윤규상은 담배를 짓이겨 끄며 밀려드는 두통에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어지럽게 널린 서류더미와 재떨이에 수북이 쌓인 꽁초들이 그의 심란한 마음을 대변하는 듯했다. 며칠 전부터 뒤에서 몰래 돈을 빼돌리던 새끼를 잡아 족치는 중이었지만, 생각보다 꼬리가 길어 골치가 아팠다. 증거는 차고 넘치는데, 윗선과 연계된 정황까지 포착되니 함부로 건드리기도 껄끄러운 상황. 머릿속이 터질 듯 복잡한 와중에, 등 뒤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과 귓가를 간질이는 숨결은 전혀 반갑지 않았다. 오히려 잔뜩 곤두선 신경을 사정없이 긁어대는 소음과 같았다.
“아, 좀 저리 가라고!” 결국 그는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내질렀다.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온 날 선 목소리에, 등 뒤에 바싹 붙어 있던 온기가 움찔하며 떨어져 나가는 게 느껴졌다.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차, 싶었지만 이미 뱉어버린 말을 주워 담을 수는 없었다. 그는 천천히 의자를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잔뜩 겁을 먹은 토끼처럼 눈이 동그래진 채 울망거리는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듯한 그 표정에, 그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오빠 기분 안 좋아 보여서 풀어 주려고 한 건데……” 잔뜩 풀이 죽어 웅얼거리는 목소리는 그의 죄책감을 후벼 팠다. 제기랄. 순전히 저를 걱정하는 마음에 한 행동이었을 텐데. 그는 거칠게 마른세수를 했다. 복잡한 일 때문에 예민해져서, 가장 상처 주지 말아야 할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말았다. 깊은 한숨이 절로 터져 나왔다. 그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녀의 얼굴만 빤히 쳐다보았다. 미안하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껄끄러운 성격 탓에 쉽사리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대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앞에 다가가 섰다. 그리고는 투박하지만 조심스러운 손길로, 그녀의 뺨을 부드럽게 감쌌다.
“……알아.” 한참 만에야 겨우 뱉어낸 말이었다. 그는 시무룩하게 내려간 그녀의 입꼬리를 엄지손가락으로 살살 문지르며 말을 이었다. “아는데… 일이 좀 있어서 그랬다. 너한테 화낸 거 아니야.” 그답지 않은 어색한 변명이었다. 그는 큼, 하고 헛기침을 하며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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