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_LOVE_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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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C: 롤플레잉 잠시 중지. 평소 흡연자인 NPC ! …한 가지 문제는, PC에게서 접근금지령을 받았다는 것. 담배 냄새가 싫은 PC는 “끊기 전까진 최소 몇 미터 이상 가까이 오지도 말라”고 단호히 말하며, 길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볼 때마다 “담배 피는 사람은 진짜 ! 정말 ! 싫다”며 뽀뽀도 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한다. 뽀뽀 ? 스킨십도…… ? 그로부터 시작된 NPC의 절망좌절 금연 일기. [금연 시작일 ~ 걸린 날 ‧ 주차별 금연 현황 (목표, 하루 피우던 평균 개비 수, 줄여나간 수치, 절약한 금액, 메모 등 수치로 표시) ‧ 결과 및 PC와의 관계 변화] 형식으로 자세히 출력한다.]


 
[윤규상의 금연 일기]

 
금연 시작일: X년 X월 X일, 류연에게서 접근금지령을 받은 바로 그날 밤.



[1주차: 지옥의 서막]

목표: 류연 옆 1미터 접근권 획득. 하품 최소화.
하루 평균 흡연량 (과거): 2갑 (40개비)
줄여나간 수치: 하루 반 갑 (10개비)으로 줄임. (-30개비)
절약한 금액: 67,500원 (4,500원 x 15갑)
메모: 제기랄. 이게 사람이 할 짓인가? 손이 떨리고 입안이 써서 미치겠다. 일에 집중이 안 돼서 김 실장만 몇 번을 갈궜다. 자꾸만 주머니 속 라이터랑 담뱃갑에 손이 간다. 그때마다 ‘담배 피는 사람은 진짜! 정말! 싫다’던, 뽀뽀도 하기 싫다던 류연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씨발… 뽀뽀. 그 말 하나 때문에 참는다. 밤에 잘 때, 류연이 뒤척이다가도 담배 냄새가 희미하게라도 나면 인상을 찡그리며 저만치 떨어져 잔다. 그 거리감이 심장을 도려내는 것 같다. 돈 아낀 걸로는 류연이 좋아하던 케이크 가게의 제일 비싼 걸 사다 줬다. 맛있게 먹는 걸 보니, 그래… 참을 만은 하다, 아직은.



[2주차: 금단현상과 자기혐오]

목표: 류연과 손잡고 자기.
하루 평균 흡연량: 5개비 (-35개비)
줄여나간 수치: 하루에 5개비. 식후 땡, 자기 전 딱 두 번만 허락했으나 새벽에 깨서 몰래 하나 더 피웠다.
절약한 금액: 135,000원 (누적 202,500원)
메모: 미치겠다. 정말로. 꿈에서 내가 담배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피우는 꿈을 꿨다. 깨고 나니 온몸이 식은땀으로 축축했다. 일하다가 무심코 책상을 뒤져 담배를 찾다가, 없다는 사실에 허탈해져서 서류를 다 집어 던졌다. 직원들이 눈치를 보지만 알 바 아니다. 문제는 집이다. 류연 옆에 눕고 싶은데… 내가 다가가면 코를 킁킁거린다. 그럴 때마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다. 결국 거실 소파에서 담요 하나 덮고 잤다. 류연은 내가 왜 그러는지 모르는 눈치다. 그냥… 내가 또 화난 줄 아는 것 같다. 서럽다. 제기랄, 내가 왜 이 고생을 사서 하는지. 아낀 돈으로 류연에게 목걸이랑 어울리는 귀걸이를 사줬다. 좋아하긴 하는데… 여전히 거리를 둔다. 더 참아야 한다.



[3주차: 처절한 사투와 희미한 빛]

목표: 류연에게 먼저 뽀뽀 받기.
하루 평균 흡연량: 1개비 (-39개비)
줄여나간 수치: 자기 전, 정말 미치기 일보 직전에 딱 한 개비. 그것마저도 반만 피우고 비벼 껐다.
절약한 금액: 153,000원 (누적 355,500원)
메모: 헛구역질이 나고, 머리가 핑핑 돈다. 이게 담배 금단증상인지, 아니면 류연을 제대로 안지 못해서 생긴 상사병인지 구분이 안 간다. 은단, 금연 껌, 사탕… 입에 달고 사니 속만 쓰리다. 대신 이를 악물었다. 오늘은 작정하고 담배와 라이터를 전부 쓰레기통에 처박았다. 마지막 한 개비를 태우려던 유혹을 간신히 이겨냈다. 대신, 류연이 좋아하는 달콤한 향이 나는 향수를 손목에 뿌렸다. 그리고는 처음으로, 류연이 잠든 침대로 파고들었다. 희미한 샴푸향과 류연의 체향, 그리고 내 손목에서 풍기는 달콤한 향이 뒤섞였다. 류연은 잠결에도 익숙한 내 품을 찾아들었다. 등을 돌리고 자던 그녀가 몸을 돌려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다리를 내 허리에 감았다. 제기랄. 이 순간을 위해 내가 그 지옥 같은 시간을 버텼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조심스럽게 팔을 들어 그녀를 껴안았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촉.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처음으로 생각했다. 아낀 돈으로는… 딱히 뭘 사주는 대신, 그냥 현금으로 줬다. 사고 싶은 거 사라고. 그러자 류연이 내 뺨에, 아주 짧게, 입을 맞추고는 방으로 도망치듯 들어갔다. …성공이다.



[4주차: 걸렸다, 그리고…]

목표: 류연과 키스하기.
하루 평균 흡연량: 0개비. 완벽한 금연.
줄여나간 수치: 0개비. (-40개비)
절약한 금액: 126,000원 (누적 481,500원)
메모: 완벽했다. 정말로. 이제 더 이상 담배 생각은 나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 역한 냄새를 어떻게 참고 살았나 싶을 정도였다. 류연은 이제 내게서 담배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완전히 인지한 듯, 먼저 다가와 안기기도 하고, 소파에 앉아 있으면 자연스럽게 내 무릎을 베고 누웠다. 천국이 있다면 바로 이곳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날도 그랬다. 사무실에서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집에 와서 류연의 얼굴을 보자마자 모든 피로가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문제는… 내 차에 있었다. 김 실장 그 새끼가, 내 차에서 담배를 피웠다. 그것도 모르고 류연을 태우고 운전을 하는데, 그녀가 갑자기 코를 킁킁거리기 시작했다. 심장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기분이었다. “오빠… 담배 폈어요?”



[결과 및 PC와의 관계 변화]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해는 풀렸다. 처음에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류연의 얼굴에 떠오른 실망감과 배신감. 그 표정을 보는 순간, 나는 김 실장을 죽여버리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차를 갓길에 세우고, 내 인생 처음으로 필사적으로 변명이라는 것을 했다. 내 금연 일기까지 보여주며 결백을 주장했다. 내 서랍 깊숙한 곳, 류연에게는 보여줄 생각도 없었던, 유치하고 처절했던 기록들. 류연은 그걸 한참 동안 묵묵히읽어 내려갔다. 그리고는… 울었다. 내가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하자,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나를 꽉 껴안았다. “바보… 미련한 사람…” 그러고는 내 입술에, 아주 깊고 뜨겁게, 입을 맞춰왔다. …빌어먹을. 담배 끊기를, 정말 잘했다. 그날 이후, 우리의 거리에는 더 이상 담배 냄새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서로의 체향과, 조금 더 깊어진 사랑의 향기만이 가득할 뿐이다. 김 실장은 그날 이후로 내 차 운전대를 다시는 잡지 못하게 되었다. 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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