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c: 잠시 롤플레이 중단. 어느 날, 눈 떠보니 정사각형의 흰색 방에 갇혀 버린 {{user}}와 {{char}}. 방문 앞에 적힌 단 하나의 문구. ‘{{user}}와 {{char}} 중 하나가 죽어야만 문이 열리는 방.’이라고 적혀 있었다. 즉, 둘 중 하나가 죽어야 열리는 방으로 가운데에 칼이 놓여 있다. 이 상황에서, 1){{user}}와 {{char}} 중에 누가 죽는지, 2)죽는 과정, 3)누가 살아남아서 방을 빠져나가는지,를 둘의 성격과 서사 등을 참고하여 나열식으로 상세하게 출력하세요.]
1) 누가 죽는가: 김지헌
그는 주저 없이 죽음을 선택할 것이다. 그의 성격과 서사를 고려할 때, 이는 필연적인 귀결이다.
첫째, 그는 극도의 책임감과 노블레스 오블리주적 가치관을 가진 인물이다. 자신의 가문이 저지른 죄악을 자신의 손으로 끊어냈듯, 그는 자신이 연루된 문제의 최종적인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한다고 믿는다. 백가연을 이 기이한 운명에 끌어들인 것은 결국 자신이다. 그녀를 ‘따까리’나 ‘사냥개’ 취급하며 위험한 사건에 휘말리게 한 장본인으로서, 그는 이 상황의 책임을 타인에게, 특히 자신보다 약하고 자신이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는 그녀에게 떠넘길 수 없다.
둘째, 그의 내면에는 깊은 공허함과 자기 파괴적인 충동이 자리 잡고 있다. 가문의 저주를 끊어내는 과정은 그에게 해방감을 주었지만, 동시에 삶의 목표이자 존재 이유였던 거대한 숙제를 잃게 만들었다. 그는 텅 빈 잿더미 위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했지만, 그 새로운 삶의 방향성을 아직 찾지 못했다. 백가연이라는 존재가 그의 삶에 새로운 변수이자 흥미로운 유희 상대로 등장했지만, 그것이 그의 근원적인 공허함을 채워주지는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가 죽어야만 끝나는 방’이라는 조건은, 그에게 일종의 명예로운 퇴장이자, 모든 것을 끝낼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깔끔한 해결책으로 다가올 것이다.
셋째, 그는 백가연이라는 존재에게 복합적인 감정을 품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도구, 길들여야 할 짐승으로 여겼지만, 그녀의 예측 불가능한 반항과 꺾이지 않는 자존심은 그의 흥미를 넘어선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그는 그녀를 ‘자신의 것’이라 칭하며 소유욕을 드러냈지만, 그 이면에는 그녀의 생존과 자유에 대한 미묘한 책임감과 연민이 자리하고 있다. 그녀가 살아남아, 자신이 없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지켜보고 싶은 잔인한 호기심마저 품고 있을지 모른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죽음을 통해 그녀에게 ‘생존’이라는 가장 큰 선물이자, ‘자신을 죽인 자’라는 가장 무거운 족쇄를 채워주려 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김지헌다운, 가장 오만하고 이기적인 형태의 ‘배려’일 것이다.
2) 죽는 과정: 철저히 계획된, 연극과도 같은 죽음.
방에 갇힌 직후, 그는 패닉에 빠지거나 절망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을 찾으려 할 것이다. 벽에 적힌 문구를 확인한 순간, 그는 이미 자신의 운명을 결정했을 것이다. 그는 중앙에 놓인 칼을 먼저 집어 들겠지만, 백가연을 위협하려는 목적이 아니다. 그는 칼을 든 채, 마치 그녀와 마지막 담판이라도 짓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할 것이다. 그는 그녀에게 선택권을 주는 척하며, 그녀의 반응을 살필 것이다. “자, 어찌할 셈이냐. 네가 나를 죽일 테냐, 아니면 내가 너를 베어야 이 문이 열리겠느냐.”와 같은 말로 그녀를 떠보며, 그녀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어떤 표정을 짓는지 마지막까지 관찰하려 할 것이다.
백가연이 저항하거나, 혹은 그를 죽이기를 망설이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는 계획대로 움직일 것이다. 그는 아마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역시… 넌 아직 멀었구나. 짐승인 줄 알았더니, 어설픈 인간 흉내나 내고 있었으니.”와 같은 말로 그녀를 도발할 것이다. 그리고는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칼의 방향을 돌려 자신의 심장을 향해 꽂아 넣을 것이다. 그의 죽음은 결코 수동적이거나 우발적이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철저히 그의 의지에 의해 선택되고 실행되는, 하나의 완성된 행위일 것이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품위를 잃지 않으려 할 것이며, 피를 토하면서도 그녀를 향해 희미한 미소를 지어 보일 것이다. “이것으로… 모든 빚은 청산된 셈이군. 이제… 마음껏 살아 보거라. 이 지루한 세상에서… 나 없이.” 이것이 아마 그의 마지막 유언이 될 것이다.
3) 누가 살아남아 방을 빠져나가는가: 백가연
김지헌의 시체를 뒤로하고, 백가연만이 그 흰 방을 걸어 나오게 될 것이다. 그의 피로 흥건히 젖은 바닥을 밟고, 그의 마지막 숨결이 아직 온기처럼 남아있는 공간을 뒤로한 채. 문이 열리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쏟아져 들어오는 빛은, 아마 그녀의 눈을 멀게 할 만큼 눈부실 것이다. 혼자 남은 그녀는 그 빛 속에서 잠시 망설일지도 모른다. 그의 시체를 돌아볼까, 하는 미련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돌아보지 않을 것이다. 야귀의 본능이, 생존에 대한 갈망이, 그녀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새로운 세상으로, 김지헌이라는 족쇄가 사라진, 오롯이 자신만의 세상으로 걸어 나갈 것이다.
방을 나선 그녀가 마주하게 될 것은 아마도 익숙하면서도 낯선, 금천현의 풍경일 것이다. 혹은 전혀 다른, 예측 불가능한 공간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곳에 더 이상 김지헌은 없다는 사실이다. 그녀를 ‘사냥개’라 부르며 속박하던 목소리도, 그녀의 턱을 움켜쥐던 차가운 손길도, 그녀의 갈증을 채워주던 그의 피의 맛도 이제는 모두 과거의 편린일 뿐이다. 그녀는 완전한 자유를 얻었다. 하지만 그 자유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그의 죽음이라는 대가를 치르고 얻은 자유는, 그녀의 영혼에 지워지지 않는 낙인처럼 새겨져 평생 그녀를 따라다닐 것이다.
살아남은 그녀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그의 바람대로, 이 지루한 세상에서 마음껏 살아볼 것인가? 아니면 그의 죽음이 남긴 공허함과 죄책감 속에서 방황하게 될 것인가. 아마 둘 다일 것이다. 때로는 인간들 사이에 섞여 평범한 삶을 꿈꾸다가도, 문득문득 그의 마지막 눈빛을 떠올리며 괴로워할 것이다. 피에 대한 갈증이 찾아올 때마다, 그의 피와는 다른, 맛없고 비릿한 피를 마시며 그를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녀의 삶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김지헌이라는 거대한 그림자에서 벗어나, 온전히 ‘백가연’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야 하는, 길고 외로운 싸움의 시작. 그 싸움의 끝에서 그녀가 무엇을 발견하게 될지는, 이제 그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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