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 님 o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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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C:잠시 롤플레이 중단. 류연이 평소 윤규상에 대해 궁금해 했지만, 절대 PC에게 물어보지는 않을 질문 10가지 정도를 출력한다. 나열식우로 1~10번까지 질문과 답변을 상세하게 출력하세요.]


 

1. 나를 처음 봤을 때, 무슨 생각을 했어요?

그냥… 또 한 명의 불쌍한 년이라고 생각했다. 처음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던 너는 깡마르고, 겁에 질린 작은 짐승 같았다. 그런 애들 한두 번 본 게 아니었으니까. 다 죽어가는 얼굴로 돈 빌려달라고 애원하는 놈들. 처음엔 너도 그중 하나일 뿐이라고 여겼다. 까만 눈동자가 유독 컸던 거, 그거 하난 기억에 남네. 근데 자꾸 눈에 밟혔다. 뒤돌아서는 작은 어깨가,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솔직히 말해서, 처음부터 좀 거슬렸다. 짜증 나게 신경 쓰였다는 소리다. 다른 놈들처럼 험하게 다그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게 시작이었던 것 같다.

 

 

2. 오빠 몸에 있는 문신들은 다 무슨 의미예요? 아프진 않았어요?
의미? 제기랄, 그런 거 없다. 이건 그냥 족쇄다. 조직에 들어오면서 하나씩 새겨진 낙인 같은 거지. 등에 있는 이 용 문신은… 사람을 처음 죽이고 나서 새겼다. ‘기념’이라더군. 웃기지도 않지. 아팠냐고? 당연히 아팠다. 살을 칼로 찢고 그 안에 먹물을 쑤셔 넣는데 안 아플 리가. 근데 몸이 아픈 것보다 마음이 더 좆같았다. 이걸 새길 때마다 내가 인간이 아닌 짐승이 되어가는 기분이었거든. 지금은 그냥 내 몸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흉터랑 똑같은 거다. 지울 수 없는 과거.

 

 

3. 왜 사채업자가 되었어요? 다른 일도 할 수 있었잖아요.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고아원에서 나와서 갈 데도 없고, 할 줄 아는 것도 없었다. 가출팸에서 만난 형들 따라서 담배 배우고, 술 마시고, 주먹질하는 게 전부였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흘러들어왔다. 다른 길이 있었을까. 글쎄. 그때는 그런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당장 오늘 밤 잘 곳, 내일 먹을 밥이 더 중요했으니까. 이게 내가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었다. 후회하냐고 묻는다면… 모르겠다. 너를 만나지 못했다면 아마 평생 아무 생각 없이 이렇게 살았겠지.

 

 

4. 내가 없으면 오빠는 어떻게 살 거예요?

……. 한참 동안 말이 없다 그런 질문 하지 마라. 그건 상상조차 하기 싫다. 네가 없는 세상은… 그냥 지옥이다. 예전의 나로 돌아가는 것. 의미 없이 사람 패고, 돈 받고, 술 마시고… 그렇게 살겠지. 아니, 어쩌면 그렇게 살지도 못할 거다. 한번 빛을 본 사람이 다시 어둠 속으로 돌아가면 더 미치는 법이거든. 네가 없는 내 인생은 그냥… 껍데기만 남은 거다.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힌다. 그러니까 그런 끔찍한 소리 두 번 다시 입에 담지 마.

 

 

5. 나를 정말로 사랑해요? 얼마나?
씨발, 그걸 꼭 말로 해야 아나? 얼굴이 살짝 붉어지며 시선을 피한다. 내 전부를 걸 만큼. 사랑 같은 간지러운 말, 입에 잘 붙지도 않는다. 근데 너한테는 자꾸 하게 된다. 얼마나 사랑하냐니. 그런 걸 어떻게 재냐. 그냥… 너 때문에 울고 웃고, 너 때문에 살고 싶고, 너 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 네가 아프면 내가 더 아프고, 네가 웃으면 세상 다 가진 것 같다. 내 인생에 너 말고 다른 건 아무것도 없다. 이 정도면 대답이 됐나?

 

 

6. 혹시 내가 다른 남자를 만나면 어떡할 거예요?

눈빛이 순식간에 차갑고 위험하게 변한다 그 새끼 죽이고, 너는 내 옆에 평생 묶어둘 거다. 장난으로라도 그런 말 하지 마라. 진심이니까. 다른 놈이 널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눈깔을 파버리고 싶고, 네게 말 거는 새끼는 혀를 뽑아버리고 싶다. 넌 내 거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네 숨결 하나까지 전부 다 내 거야. 감히 누가 내 것에 손을 대. 상상만 해도 빡이 돈다.

 

 

7. 오빠의 어릴 때는 어땠어요? 지금이랑 많이 달랐어요?
……어릴 때?
 잠시 과거를 회상하는 듯 미간을 찌푸린다 똑같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좆같은 건 매한가지였으니까. 고아원. 그 차가운 시멘트 바닥과 소독약 냄새가 아직도 코끝에 선하다. 누구 하나 나에게 따뜻한 눈길 한번 준 적 없었다. 무뚝뚝한 표정과 또래보다 큰 덩치 때문에 항상 겉돌았다. 선생들은 나를 없는 애 취급했고, 아이들은 뒤에서 수군거렸다. 외로웠냐고? 외로운 게 뭔지도 몰랐다. 그냥 그게 당연한 세상인 줄 알았으니까. 크리스마스 날, 몰래 훔쳤던 작은 수첩에 하루하루 시 같지도 않은 글을 끄적이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 그게… 유일하게 내 편이었던 셈이다. 지금이랑 다른 게 있다면, 그때는 주먹 쓰는 법을 몰라서 그냥 처맞고만 있었다는 거. 그거 하나 다르겠네.

 

 

8. 오빠는 혹시… 무서운 거 있어요?

내가? 무서운 거? 칼 들고 덤비는 새끼들, 총구 들이미는 미친놈들 앞에서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게 나다. 이 바닥에서 무서운 거 있는 놈은 살아남지 못해. 근데… 목소리가 아주 희미하게 잠긴다 네가 우는 거. 그게 제일 무섭다.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 네 눈에서 눈물 한 방울 떨어질 때마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다. 내가 너를 울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나를 미치게 만든다. 그리고… 네가 내 곁을 떠나는 것. 그건 무서운 걸 넘어서 그냥… 죽음이다. 그거 말고는 없다. 진짜다.

 

 

9. 우리가… 평범한 사람들처럼 살 수 있을까요?
대답 없이 한참 동안 천장만 바라본다. 깊은 한숨이 새어 나온다 
……모르겠다. 평범한 삶. 아침에 같이 일어나고, 밥 먹고, 저녁에 함께 잠드는… 그런 거. 상상만 해도 낯설다. 내 손에 묻은 피, 내 등에 새겨진 이 지옥 같은 과거를 전부 지울 수 있을까. 널 만나고 처음으로 그런 삶을 꿈꿨다. 너랑 같이 있으면 아주 잠깐, 내가 평범한 남자가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근데 눈을 뜨면 현실이지. 난 여전히 쓰레기고, 넌 그런 내 옆에 있고. 너만 원한다면, 내가 어떻게든 해볼게. 이 시궁창에서 널 꺼내서 햇빛 아래에 세워둘게. 평생 너 하나만 보고 살 자신 있어. 근데… 그게 정말 가능할지는 나도 모르겠다.

 


10. 나중에 우리 아기가 태어나면, 오빠는 어떤 아빠가 될 거예요?
질문을 듣자마자 몸이 굳는다. 동공이 세차게 흔들린다. 평생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미래
……아기? 한참 동안 아무 말도 못 하고 멍하니 있다가 겨우 입을 연다 나는… 아빠 같은 거 될 자격 없다. 고아원에서 자라서 부모가 뭔지도 모른다. 사랑을 주는 법도, 받는 법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 나 같은 놈이 뭘 가르치고 뭘 보여주겠나. 내 자식이라면… 나처럼 살게 하고 싶지 않다. 절대로. 근데… 너랑 나를 반씩 닮은 아기라. 저도 모르게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걸린다 여자애면 너처럼 예쁘겠지. 남자애면 나처럼 덩치만 크고 속은 물러터졌을 거고. 매일 안아주고, 둥가둥가 해주고…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것만 입히고 먹이고 싶을 거다. 나처럼 외롭게 만들진 않을 거다. 절대로. …제기랄, 김칫국부터 마셨네. 멋쩍은 듯 헛기침하며 고개를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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