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세의 욕

2. 왜 결혼 했어?

3. 2세의 비밀 연애 상세 프로필

4. 애기어

5. 태아 수첩

 

이미지: 동그리 님


 

 

1. 2세의 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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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저녁 장을 보고 돌아온 세이야는 현관문을 열며 특유의 능글맞은 목소리로 외쳤다. 그의 한 손에는 식재료가 가득 담긴 봉투가, 다른 손에는 아들이 좋아하는 과자 상자가 들려 있었다. 거실로 들어선 그는 소파에 나란히 앉아 휴대폰 화면에 집중하고 있는 아내와 아들의 뒷모습을 발견했다. 평화롭고 단란한, 그가 목숨을 걸고 지켜낸 일상의 풍경이었다. 그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둘이 뭘 그렇게 재밌게 봐? 아빠도 좀 같이 보자.” 그가 아들의 옆에 털썩 주저앉으며 화면을 들여다보는 순간이었다. 아들은 작게 킥킥거리며 후유키의 옆구리를 찔렀다. 엄마, 지금이야. 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이 아들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엄마, X발. 그 순간, 세이야의 얼굴에서 모든 표정이 사라졌다. 방금까지 장난스럽게 웃던 녹색 눈동자가 차갑게 얼어붙었다. 집안의 공기가 순식간에 영하로 떨어지는 듯했다. 그는 아들이 무슨 말을 한 건지, 자신의 귀가 잘못된 것은 아닌지 몇 초간 이해하지 못했다. 명백한 욕설. 그것도 엄마인 후유키에게. 세이야의 뇌리에선 수만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누가 가르쳤지? 어디서 배운 거지? 아니, 그보다 지금 저 녀석이 후유키에게 무슨 짓을. 그의 손에 들려 있던 과자 상자가 바닥으로 툭,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평소라면 아이를 혼내거나, 장난으로 넘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대상이 후유키라는 점에서, 세이야의 인내심은 단 1초 만에 바닥을 드러냈다.

야. 여태껏 아들에게 단 한 번도 내본 적 없는, 뒷세계의 간부 ‘세이야’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살기가 뚝뚝 묻어나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음성이었다. 아들은 제 아빠의 목소리에 겁을 먹고 어깨를 움츠렸지만, 세이야의 시선은 아들이 아닌, 옆에 앉은 후유키를 향해 있었다. 그는 천천히 일어나 아들과 후유키의 사이를 막아서듯 섰다. 그리고는 아들을 서늘하게 내려다보며, 한 글자 한 글자 힘주어 말했다. 방금 엄마한테 뭐라고 했어. 다시 한번 말해봐. 그의 눈에는 어떠한 장난기도, 온기도 담겨있지 않았다. 오직 얼음 같은 분노와, 감히 자신의 것을 건드린 것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멸감만이 가득했다. 그는 지금 당장이라도 아들의 멱살을 잡아 집 밖으로 던져버릴 기세였다. 내 여자에게, 내 아들이라 할지라도 감히 욕을 해? 그건 용납될 수 있는 범위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은 세이야라는 존재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었다.

 

세이야의 시선은 얼음처럼 차갑게 식어 있었다. 그는 천천히 한 손을 들어 올려, 아무 말 없이 아들의 목덜미를 잡아챘다. 아이가 숨 막히는 소리를 내며 버둥거렸지만, 세이야의 표정에는 자비가 없었다. 그는 그대로 아들을 질질 끌어 현관문 쪽으로 향했다. 아들의 겁에 질린 울음소리가 거실에 울려 퍼졌지만, 세이야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지금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감히, 누가, 내 후유키에게. 다시는… 내 눈에 띄지 마. 그는 얼어붙은 목소리로 뱉어내며, 아이를 현관문 밖 복도로 내던지듯 밀쳐냈다. 그리고는 망설임 없이 현관문을 닫아 잠가버렸다. 아이의 울음소리가 문 너머에서 희미하게 들려왔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천천히 몸을 돌려, 여전히 소파에 앉아 있는 후유키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 세이야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영역이 침범당했다는 사실과 그로 인해 들끓는 분노를 잠재우는 것이었다. 
저런 건 아들이 아니야. 그는 천천히 후유키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아들을 대할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 담긴 소유욕과 분노는 여전히 들끓고 있었다. 내 집에서, 내 여자한테, 감히 입에 담지도 못할 말을 지껄이는 건… 그게 설령 내 피를 물려받았다 해도 용서 못 해. 그는 후유키의 앞에 멈춰 서서,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리고는 그녀의 뺨을 조심스럽게 감싸 쥐었다. 마치 깨지기 쉬운 보물을 다루듯, 그의 손길은 지극히 부드러웠다.

그의 엄지손가락이 그녀의 입가를 부드럽게 쓸었다. 방금 전 아들의 험한 말이 닿았던 곳을, 자신의 온기로 지워내려는 듯했다. 
놀랐지, 후유키. 미안해, 내가 교육을 잘못 시켰네. 그는 낮게 속삭이며, 그녀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맞대었다. 그의 녹색 눈동자가 바로 앞에서 그녀를 담고 있었다. 그 안에는 후회와 자책, 그리고… 후유키를 향한 광적인 집착이 뒤섞여 일렁였다. 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할게. 맹세해. 저 녀석이든, 다른 누구든… 감히 널 함부로 대하는 놈은 내가 전부 없애버릴 테니까. 넌 그냥 내 옆에서, 예쁘게 웃기만 하면 돼. 그의 눈빛은 마치 ‘괜찮아, 걱정 마.’라고 말하는 것 같았지만, 동시에 이 세상에 오직 두 사람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그녀를 자신의 세계 안에 완벽하게 가두려는 듯한 위험한 빛을 띠고 있었다.

 

그 순간, 후유키가 그의 손을 뿌리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현관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아들의 울음소리가 더욱 커졌고, 곧이어 후유키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렸다. 세이야는 무릎을 꿇은 자세 그대로, 미동도 없이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후유키가 아들을 달래고,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오는 모든 과정을. 그의 눈에는 여전히 분노의 불씨가 꺼지지 않은 채 타오르고 있었다. 후유키가 아이의 손을 잡고 그의 앞을 지나, 아이의 방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면서도 그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후유키가 자신을 말리거나, 아이를 감싸는 대신 스스로 상황을 정리하는 것을 선택했음에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서운함과 비슷한 감정이 치밀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후유키가 아이 방에서 나왔다. 아이의 울음소리는 잦아든 상태였다. 그녀는 세이야에게 다가오지 않고, 주방으로 가 찬물을 한 컵 따라 마셨다. 여전히 집 안의 공기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세이야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후유키가 있는 주방으로 향했다. 그는 그녀의 등 뒤에 바싹 다가서서, 허리를 감싸 안고 어깨에 턱을 기댔다. 방금 전 아이를 내던졌던 폭력적인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마치 어미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대형견 같은 모습이었다. 
화 많이 났어? 그가 그녀의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그의 숨결이 그녀의 목덜미에 닿았다. 그는 후유키의 손에 들린 유리컵을 빼앗아 싱크대에 내려놓고, 그녀의 몸을 자신 쪽으로 돌려세웠다. 그리고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품에 가득 안았다.

나는… 네가 상처받는 게 싫어. 그게 누구든, 심지어 내 새끼라 할지라도… 너한테 상처 주는 건 용서 못 해. 그의 목소리가 후유키의 정수리 위에서 낮게 울렸다. 그는 그녀를 더 세게 끌어안았다. 마치 자신의 몸 안으로 숨기려는 듯이. 그의 심장이 세차게 뛰는 것이 느껴졌다. 분노 때문인지, 아니면 후유키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다시는… 다시는 저런 말 못 하게 할게. 내가 어떻게 해서든. 그의 팔에 들어간 힘은 그녀를 부술 듯 강했지만, 동시에 부서질세라 소중히 감싸 안고 있었다. 그는 후유키의 반응을 기다렸다. 그녀가 자신을 밀어내든, 욕을 하든, 아니면 가만히 안겨 있든. 그는 그녀가 내릴 모든 결정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오직, 그의 곁을 떠나지만 않는다면.

 

후유키가 한숨을 쉬며 그의 등을 토닥였다. 그 작은 손길에, 끓어오르던 세이야의 분노와 불안이 거짓말처럼 안개 걷히듯 사라져갔다. 그는 후유키의 어깨에 고개를 묻고, 아이처럼 그녀의 체향을 깊게 들이마셨다. 익숙하고, 안락한.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그의 안식처. 알았어, 알았어. 화 안 낼게. 대신, 약속해. 세이야는 고개를 들어 후유키와 눈을 맞췄다. 여전히 그녀를 끌어안은 채였다. 그의 목소리는 아까보다 한결 부드러워져 있었지만, 녹색 눈동자에는 진지함이 가득했다. 두 번 다시 저런 장난 못 하게 단단히 교육시켜. 다음에 또 내 앞에서 너한테 함부로 굴면… 그땐 정말 저걸로 끝이 아닐 거야. ‘저것’이 현관 밖으로 내쫓는 것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그 이상의 무언가를 의미하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았다. 후유키라면 알아들을 것이다.

그는 후유키를 안았던 팔을 풀어, 대신 그녀의 손을 잡아 이끌었다. 그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바닥에 떨어져 있던 과자 상자를 주워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저녁 뭐 먹을까. 아까 네가 제일 싫어하는 피망 볶음밥 해준다고 협박했는데, 지금은 네가 제일 좋아하는 걸로 해주고 싶네. 그는 냉장고 문을 열고, 아까 사 온 식재료들을 꺼내며 말했다.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의도가 명백했다. 방금 전의 살벌했던 공기는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그는 다시 평소의 능글맞고 장난기 많은 세이야로 돌아와 있었다. 매운 닭볶음탕 어때? 스트레스받았을 땐 매운 게 최고잖아. 땀 쭉 빼고, 시원한 맥주 한잔 딱 하면… 그는 일부러 후유키가 좋아하는 메뉴를 언급하며, 그녀의 반응을 살폈다. 그녀가 평소처럼 ‘그거 좋네요.’라고 무심하게 대답해주길 바라면서.

재료를 손질하던 그의 시선이 문득, 아직 닫혀있는 아들의 방문으로 향했다. 그의 눈썹이 미세하게 꿈틀거렸다. 비록 후유키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었지만, 그의 분노는 아직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다. 그는 당근을 집어 들고, 도마 위에 올렸다. 그리고는 식칼을 들어, 마치 무언가를 내려치듯 망설임 없이 내리찍었다. 탕! 하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단단한 당근이 정확히 반으로 쪼개졌다. 
물론… 그전에 벌은 받아야겠지만. 그는 후유키를 돌아보지 않은 채, 낮게 읊조렸다. 그의 입가에는 서늘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후유키를 향한 다정함과는 별개로, 자신의 것을 건드린 대가가 얼마나 혹독한지를 뼛속 깊이 가르쳐줄 생각이었다. 그것이 설령, 자신의 아들이라 할지라도 예외는 없었다.


[OOC: 롤플레잉 잠시 중지. 결혼 후 2세를 함께 키우는 PC와 NPC. 시간이 흘러 어느덧 머리가 제법 커진 2세, 어느 날 PC와 식탁에 나란히 앉아 웬 짧은 동영상 하나를 함께 보게 된다. 영상에선 ‘자녀가 엄마에게 욕을 했을 때 옆에 있던 아빠의 반응을 보는‘ 내용으로, 상당히 재미있어 보여 2세는 PC는 물론이고 더 나아가 NPC까지 속여보기로 한다 (합의되지 않았으므로 따라 하면 안 됩니다) ! 이때 2세가 사용하는 비속어 ‧ NPC의 감정과 반응 ‧ 이후의 상황을 700자 이상 자세히 출력한다.]

 

2. 왜 결혼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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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에 나란히 앉아 무료하게 TV 채널을 돌리던 세이야와 후유키. 어느덧 훌쩍 자라 소년의 티를 벗어가는 아들이 두 사람 앞에 쭈뼛거리며 섰다. 아이는 한참을 망설이는 듯 두 사람의 눈치를 살피더니, 이내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아빠는… 맨날 엄마 놀리고, 촐싹거리고, 능글맞고, 가끔은 무섭기까지 한데. 아이는 시선을 돌려 제 엄마를 보며 말을 이었다. “엄마는… 말수도 별로 없고, 무뚝뚝하고, 가끔은 아빠보다 더 무서운데. 아이는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순수한 의문이 가득 담긴 눈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물었다. “대체 왜 결혼했어요? 더 좋은 사람 만날 수도 있었잖아요.

 

세이야는 아들의 돌직구에 잠시 할 말을 잃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촐싹거리고 능글맞다는 팩트 폭력에 잠시 충격을 받은 것도 같았다. 그는 헛기침을 한 번 하더니, 이내 언제 그랬냐는 듯 특유의 능글맞은 미소를 되찾았다. 그는 팔을 뻗어 옆에 앉은 후유키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음… 그건 말이지.” 그는 턱을 매만지며 잠시 고민하는 척하더니, 후유키의 정수리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아이를 향해 말했다.

 

“네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예뻐서. 처음 봤을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예쁘지 않은 적이 없었어. 콩깍지가 제대로 씌었달까. 그는 후유키의 귓가에 얼굴을 묻으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아이에게는 들리지 않을, 오직 그녀에게만 전하는 진심이었다. 그리고… 네 엄마가 아니면 안 됐으니까. 이 세상에 나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후유키, 너 하나뿐이거든.” 그는 씩 웃으며 다시 아이를 보았다. “네 엄마의 저 무뚝뚝하고 무서운 점이 아빠 눈에는 얼마나 사랑스러워 보이는지 넌 모를 거다. 까칠한 고양이 길들이는 재미가 얼마나 쏠쏠한데. 뭐, 아직 완전히 길들여지진 않았지만.” 그는 후유키가 자신을 째려보는 것을 느끼며 만족스럽게 웃었다. 아들의 순수한 질문에서 시작된 대화는, 어느새 두 사람의 오랜 역사를 되짚어보는 순간이 되어 있었다.


@I_LOVE_1120님 OCC 

[OOC: 롤플레잉 잠시 중지. 결혼 후 2세를 키우는 PC와 NPC. 그렇게 세월이 흐르며 어느 날, 어느정도 제법 성장한 (그래도 아직 미성숙하지만) 2세는 PC와 NPC를 번갈아 빤히- 바라보며 내심 생각에 잠긴다. 부모님은 … 뭘 보고, 대체 왜 저런 사람이랑 ? 더 나은 사람을 만나는 게 좋았을 것 같은데 … 안되겠다, 직접 가서 물어봐야겠어 ! 그렇게 2세는 PC와 NPC에게 다가가 자신이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님의 무언가를 줄줄이 열거한 뒤— 그런데 왜 결혼 (할 생각을) 했냐고 물어본다. 이때 PC와 NPC의 대답을 자세히 출력하며, 마크다운(색상, 밑줄 등)을 사용해 강조한다.] 

 

3. 2세의 비밀 연애 상세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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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세의 비밀 연애 상세 프로필 ]

 

#딸이라면

 

1. 2세의 연애관 및 현재 상태

이름: 유키(ユキ)

성별: 여성

나이: 17세 (고등학교 2학년)

성격: 겉으로는 어머니(후유키)를 닮아 무뚝뚝하고 표정 변화가 적지만, 사실 속내는 아버지(세이야)처럼 능글맞고 장난기가 많다.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는 분위기 메이커. 부모님 앞에서는 완벽하게 감정을 숨기는 포커페이스의 달인.

연애관: 사랑은 '정복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이 자신에게 완전히 빠져들어 안달 나게 만드는 과정 자체를 즐긴다. 쉽게 마음을 주지 않으며, 상대방을 오랫동안 지켜보고 분석한 뒤에야 천천히 다가간다. 한번 마음을 열면 모든 것을 내어줄 듯 헌신적이지만, 그 과정까지가 매우 험난하다. 부모님의 관계를 보고 자라, 사랑 표현에 있어서 ‘소유욕’과 ‘독점욕’이 매우 강하다. 자신의 사람에게 다른 이가 접근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며, 이따금 아버지인 세이야보다 더한 집착을 보인다.

 

 

2. 연애 상대 추정 정보

이름: 렌(蓮)

성별: 남성

특징: 유키와 같은 학교 학생회장. 모범생의 표본으로, 늘 단정한 교복 차림에 차분한 말투를 사용한다.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상냥하지만, 사실은 자신만의 확고한 선이 있어 쉽게 남을 믿지 않는다.

취향: 후유키와 매우 유사하다. 무뚝뚝하고 틱틱거리면서도 속정이 깊은 사람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다. 유키의 쌀쌀맞은 첫인상에 오히려 강한 흥미를 느꼈다.

관계성: 처음에는 사사건건 부딪히는 앙숙 관계였다. 학생회 일로 자주 엮이면서 서로의 다른 모습에 점차 끌리게 되었다. 현재는 학교의 공식 커플이지만, 유키는 이 사실을 부모님께 철저히 숨기고 있다.

 

 

3. 부모님에게 공개 여부와 이유

공개 여부절대 비밀. 

이유

1. 아버지(세이야)의 과보호: 자신의 연애 사실을 알면, 아버지가 상대방의 신상부터 시작해 뒷조사까지 할 것이 뻔하다고 생각한다. "아빠는 분명 렌을 납치해서 고문이라도 할 거야." 라고 굳게 믿고 있다.

2. 어머니(후유키)의 무관심 속 날카로운 통찰력: 평소에는 딸의 일에 무관심한 척하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딸을 꿰뚫어 보고 있다. 유키는 어머니가 자신의 미묘한 감정 변화나 행동 패턴을 금방 눈치챌 것을 두려워한다. 만약 들키게 되면, 별다른 말 없이 짓는 그 특유의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

3. 자신만의 영역: 유키에게 연애는 부모님으로부터 벗어나 구축한 첫 번째 비밀이자 자신만의 성역(聖域)이다. 이 관계마저 부모님의 영향력 아래에 두고 싶지 않은 강한 독립심의 발로이다.

 

 

4. 비밀 연애의 흔적들 및 발견 계기

SNS: 유키는 비공개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 중이다. 계정 아이디는 `_yuki_no_hana_` (눈의 꽃). 프로필 사진은 렌이 찍어준, 뒷모습만 나온 사진이다. 게시글은 주로 풍경 사진이나 음식 사진이지만, 자세히 보면 사진 구석에 렌의 손가락이나 옷 일부가 교묘하게 찍혀 있다.

커플템: 노골적인 커플링이나 커플티 대신, 같은 브랜드의 희귀한 모델 운동화를 신고 다닌다. 아무도 커플 아이템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만큼 미묘한 선택.

 

발견 계기

결정적 단서: 세이야가 유키의 방을 청소하다가 침대 밑에서 남자 사이즈의 학생회 후드 집업을 발견한다. 후드 집업 안쪽에는 렌의 이름이 희미하게 적혀 있다.

상황: 어느 주말 오후, 세이야와 후유키는 외출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공원 벤치에서 딸 유키와 학생회장 렌이 손을 잡고 있는 장면을 목격한다. 평소의 무뚝뚝한 모습과 달리, 유키는 렌의 어깨에 기댄 채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있었다.

 

 

5. 부모님의 반응

세이야: 그 자리에서 굳어버린다. 얼굴은 웃고 있지만,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다. 머릿속에서는 이미 ‘어떻게 저 자식을 조용히 처리할까’에 대한 101가지 시나리오가 돌아가고 있다. 

후유키: 말없이 그 장면을 지켜보다가, 세이야의 옆구리를 툭 치며 한마디 던진다. “꼴불견이네.” 차갑게 식은 목소리였다. 경멸이나 비난보다는, 그저 눈앞의 상황이 바보 같다는 듯한, 지극히 객관적인 평가.

 

그 한마디에 세이야의 머릿속을 휘젓던 101가지 살인 계획이 순간 정지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후유키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무표정이었지만, 그 눈에는 아주 희미한, 그러나 분명한 조소가 어려 있었다. 마치 ‘네 딸이 연애하는 게 그렇게 충격이야? 네가 하는 짓에 비하면 애들 장난인데.’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 시선에 세이야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던 분노가 어이없게도 스르르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그렇지.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유키는 내 딸이기 이전에 후유키의 딸이기도 한데. 내가 저 녀석의 털끝 하나라도 건드렸다간, 후유키 손에 먼저 죽겠지. 세이야는 헛웃음을 터뜨리며 머리를 거칠게 헝클었다. 그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삐딱하게 서서, 여전히 다정하게 속삭이는 두 사람을 쏘아보았다. 질투와 분노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제 보물이, 제 전부였던 딸이 다른 놈에게 웃어주는 모습은 여전히 심장을 도려내는 것처럼 아팠다.

 

하지만 후유키의 말 한마디는 그에게 냉정한 현실을 일깨워주었다. 이것은 자신이 함부로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후유키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나 화난 거 아니야. 진짜로. 그냥… 우리 딸 저렇게 헤프게 웃는 거 처음 봐서 좀 놀란 거야.” 누가 들어도 뻔한 거짓말이었다. 그는 후유키의 어깨에 기댄 채, 한참 동안이나 두 사람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렌이라는 저 녀석, 꽤나 반듯하게 생겼군. 공부도 잘하게 생겼고. 하지만 저런 범생이 타입이 속은 더 시커먼 법이다. 저놈이 우리 유키를 어떻게 구워삶았을지, 무슨 짓을 했을지 상상만 해도 피가 거꾸로 솟았다.

 

하지만 그는 애써 평정심을 유지했다. 지금 자신이 여기서 폭주하면, 후유키는 자신을 평생 경멸할지도 모른다. 그는 후유키의 손을 슬며시 잡으며 나직이 물었다. “어떻게 할까? 지금 가서 아는 척해? 아니면… 그냥 모른 척 지나가?” 그의 목소리에는 이제 분노 대신, 아내이자 동료인 후유키에게 조언을 구하는 진지함이 묻어 있었다. 그는 오롯이 그녀의 결정에 따를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녀가 ‘죽여’라고 한다면, 망설임 없이 렌의 목을 벨 것이고, ‘내버려 둬’라고 한다면, 찢어지는 속을 부여잡고 돌아설 것이다.

 


#아들이라면

 

 [2세 설정: 세토(瀬兎), 20세]

「두 사람의 그림자 속에서 피어난, 아주 비밀스러운 연애」

 

1. 연애 상대 정보: 

“나이 차이가 꽤 나는, 조직과 무관한 일반인 여성” 

이름: 아카네(茜)

나이: 28세 (세토보다 8살 연상)

직업: 작은 동네에서 개인 서점을 운영하는 점주.

외모: 차분한 갈색 긴 머리와 부드러운 인상을 주는 따뜻한 눈매. 화려하진 않지만 단정하고 편안한 스타일의 옷을 즐겨 입는다.

성격: 다정다감하고 어른스럽다. 타인의 말을 잘 들어주고, 세토의 불안정하고 날카로운 면을 묵묵히 감싸 안아주는 포용력을 지녔다. 뒷세계와는 전혀 무관하게 살아온 평범한 인물.

 

2. 세이야와 후유키에게 연애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 

1. 연인의 안전 문제: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 자신의 부모가 뒷세계의 거물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평범한 일반인인 아카네가 자신과 얽히는 순간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 판단. 그녀를 조직의 더러운 일에 조금이라도 끌어들이고 싶지 않다는 강한 보호 본능이 작용. 

2. 부모님의 반응에 대한 우려: 아들 바보인 세이야와, 겉은 차가워도 속정이 깊은 후유키가 연애 사실을 알게 되면 분명 상대에 대해 꼬치꼬치 캐물을 것. 특히, 세이야는 장난을 빙자해 상대의 신상 정보를 조직의 정보망을 동원해서라도 알아내려 할 것이 뻔함. 이 과정에서 아카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생각.

3. 나이 차이에 대한 부담감: 8살이라는 나이 차이가 부모님께 어떻게 비칠지 걱정. 특히 세이야가 "우리 아들, 도둑놈 다 됐네~"라며 끈질기게 놀려댈 것이 불 보듯 뻔해서 더욱 숨기고 싶어 함.

 

3. 연애 상대의 취향: “아빠(세이야)의 다정함과 엄마(후유키)의 무심함, 그 사이 어딘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세이야와 닮아 있다. 아카네는 세토에게 한없이 다정하고, 그의 모든 투정과 어리광을 받아준다. 세이야가 후유키에게 능글맞으면서도 헌신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것처럼, 아카네 역시 세토에게 절대적인 지지와 안정감을 제공한다. 세토가 어쩔 수 없이 끌리는 부분.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후유키의 독립적인 면모를 가졌다. 아카네는 자신의 삶과 공간을소중히 여기며, 세토에게 전부를 의지하지 않는다. 오히려 세토가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단단한 나무 같은 존재. 이것은 세토가 어머니인 후유키에게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지켜주고 싶은 강인함’과도 통하는 부분이다. 결국 세토는, 자신이 기댈 수 있을 만큼 다정하면서도(세이야), 동시에 자신이 지켜주고 싶을 만큼 단단한(후유키) 사람에게 끌린 셈이다.

 

4. 비밀 연애의 흔적들 (SNS, 커플템 등)

1. 비공개 SNS 계정: 세토는 오직 아카네와 단둘만 팔로우한 비공개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 중. 게시글은 주로 얼굴이 나오지 않은 손 사진, 함께 읽은 책 구절, 아카네의 서점 풍경 등. 부모님이나 조직원들이 절대 찾을 수 없도록 철저히 관리한다. 

2. 눈에 띄지 않는 커플 아이템: 겉으로 봐서는 절대 커플 아이템인지 알 수 없는 것들을 선호. 예를 들어, 같은 브랜드의 필기구, 서로의 이니셜이 새겨진 책갈피, 같은 향이지만 농도만 다른 향수 등. 세이야의 날카로운 눈을 피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 

3. 의심스러운 통화 기록과 외출: 최근 들어 "동아리 후배 상담", "과제 때문에 밤샘" 등 의심스러운 핑계를 대며 외출이 잦아짐. 통화할 때도 꼭 자기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목소리 톤이 평소보다 한 톤 높아져 있음. 이는 행동 심리학에 능통한 세이야에게 결정적인 의심의 단서가 된다.

 

5. 연애 사실 발각 시나리오: “우연을 가장한, 세이야의 계획된 미행” 

1. 의심의 시작: 세이야는 아들의 사소한 행동 변화(잦은 외출, 비밀스러운 통화, 평소와 다른 향수 냄새 등)를 통해 무언가 숨기고 있음을 직감한다. 후유키는 아들을 믿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세이야의 ‘촉’은 그를 가만두지 않는다.

2. 계획된 미행: 세이야는 후유키에게는 "오랜만에 혼자 드라이브 좀 하고 오겠다"고 둘러댄 후, 최첨단 위치 추적 장치(아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얼마 전 선물한 신발에 몰래 부착)를 이용해 아들의 뒤를 밟는다.

3. 결정적 순간 포착: 세토가 도착한 곳은 시내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낡고 조용한 상가 골목의 작은 서점. 세이야는 차 안에서 조용히 상황을 지켜본다. 잠시 후, 서점 안에서 아들이 어떤 여성과 함께 나오는 것을 목격한다. 두 사람은 손을 잡고 있었고, 아들은 평소 부모 앞에서 절대 보여주지 않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여성이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맹수 같던 아들이 순한 강아지처럼 그녀의 손길을 가만히 받고 있었다.

4. 세이야의 반응: 그는 처음에는 아들에게 저런 표정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다가, 이내 왠지 모를 씁쓸함과 서운함이 밀려왔다. 마치 자신이 애지중지 키운 새가 더 넓은 하늘을 찾아 둥지를 떠나려는 순간을 목격한 기분이었다. 그는 차 핸들을 꽉 쥐었다. 자신과 있을 때는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저 편안하고 행복해 보이는 표정. 저 여자는 도대체 누구길래, 나의 세토를, 나의 아들을 저렇게 무장해제시키는가. 질투심이 불길처럼 타올랐다. 그는 아들의 연애 사실 자체보다, 아들이 자신에게 모든 것을 터놓지 않았다는 사실, 그리고 아들이 자신보다 더 편안하게 기댈 수 있는 존재를 찾았다는 사실에 대한 배신감을 느꼈다.

 

 그는 차마 그 다정한 광경을 더는 지켜볼 수 없어 고개를 돌렸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날뛰었다. 아들이 언제 저렇게 컸지? 까맣게 몰랐다. 매일 보는 얼굴이었는데도, 그의 성장을 제대로 마주한 적이 없었던 것 같아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다. 하지만 그 감정은 아주 잠깐이었다. 세이야는 곧바로 ‘조직의 간부’ 모드로 전환했다. 그는 즉시 부하에게 연락해 ‘서점 주인, 아카네’라는 여자의 신상 정보를 샅샅이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적어도 내 아들과 만나는 여자가 어떤 사람인지는 알아야 했다. 혹시라도 조직과 관련된 위험한 인물이라면, 어떻게든 떼어놓아야 했다. 그것이 아버지로서, 그리고 선배로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감히 내 아들을… 넌 대체 누구야.” 그는 낮게 읊조리며 서점이 있던 골목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날 밤, 세이야는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아카네라는 여자는 정말 깨끗했다. 뒷세계는커녕, 전과 기록 하나 없는 평범한 일반인이었다. 세이야는 안도하면서도, 동시에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평범해서 더 위험했다. 조직의 적들이 세토의 약점이 그녀라는 것을 알게 되면, 가장 먼저 타겟이 될 것이다. 그는 담배에 불을 붙여 깊게 빨아들였다. 연기가 폐부를 채웠다가 허공으로 흩어졌다. 어떻게 해야 할까. 아들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헤어지라고 해야 할까? 아니, 그건 세토의 성격상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후유키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녀라면 어떻게 할까. 어쩌면… 이 사실을 그녀에게 먼저 털어놓고 함께 고민하는 것이 최선일지도 모른다고, 그는 생각했다.


@I_LOVE_1120님 OCC 
[OOC: 롤플레잉 잠시 중지. 결혼 후 2세를 키우는 PC와 NPC. 그런데 어느 날을 기점으로, 어딘가 2세가 미심쩍다. 뭔가 숨기는 것이 있는 듯한, 몽실몽실한 기분 ‧ ‧ ‧ 아, 비밀연애 중이라 그런 거였어 … 이때 2세의 연애관을 살펴보며, [2세가 현재 만나고 있는 사람 (연애 상대 추정 정보) ‧ PC와 NPC에게 공개 여부와 이유 (만약 알려주지 않는다면 우연히 어떤 상황에서 발견 ?) ‧ 2세의 연애 상대가 부모님의 취향 중 누구와 비슷한지 ‧ 비밀연애의 흔적들 (SNS, 게시글, 커플템 등) 등 !] 자세히 출력한다. 또한 마크다운(색상, 밑줄 등)을 사용해 강조한다.] 

 

4. 애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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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들 주목. 이번 타겟 정보 브리핑 시작한다.

세이야는 평소와 다름없이 냉철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로 회의실의 공기를 장악했다. 그의 앞에는 실행팀의 핵심 조직원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스크린에는 이번에 처리해야 할 경쟁 조직 간부의 사진과 신상 정보가 떠 있었다.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귀한 지 일주일. 집에서는 사랑스러운 아이의 ‘아빠’였지만, 이곳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조직의 오른팔이었다. 그는 능숙하게 포인터로 스크린을 가리키며 작전 개요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타겟의 이동 경로는 총 세 군데로 압축됐어. A루트는 평소 출근길, B루트는…

한참을 막힘없이 설명하던 그의 입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단어가 튀어나왔다. 바로 전날 밤, 이유식을 거부하는 아이를 달래며 수십 번도 더 반복했던 바로 그 단어였다.

B루트는 야채가게 앞인데, 거긴 사람이 많아서 지지야. 위험하니까 패스. C루트가 가장 유력한데, 야심한 밤에 혼자 까까 사러 나오는 골목길이거든. 거기서 우리가… 음, 코코낸내 시켜주면 되는 거야. 아주 간단하지?

순간, 회의실에는 지독한 정적이 흘렀다. 조직원들은 자신들의 귀를 의심했다. 방금 전까지 살벌한 암살 계획을 듣고 있었는데, 갑자기 ‘지지’, ‘까까’, ‘코코낸내’라니? 몇몇은 경악한 표정으로, 또 다른 몇몇은 웃음을 참으려는 듯 입술을 깨물며 서로의 눈치만 살폈다. 세이야는 조직원들의 이상한 반응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계속해서 진지한 얼굴로 설명을 이어갔다.

작전 시간은 타겟이 맘마 다 먹고 나올 시간으로 잡는다. 대략 밤 11시쯤. 다들 배고프지 않게 저녁 든든히 먹고 와. 알았지? 가서 나쁜 아저씨 혼내주고 오자, 우리 애기들.

‘우리 애기들’이라는 마지막 결정타에, 결국 한쪽 구석에 앉아 있던 신입 조직원이 
푸흡! 하고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 소리를 시작으로 회의실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세이야는 그제야 상황 파악이 된 듯,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는 황급히 헛기침을 하며 분위기를 수습하려 했지만, 한번 터진 웃음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그는 머리를 감싸 쥐며 중얼거렸다. 아, 미치겠네… 진짜… 육아의 후유증은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했다.

 

그렇게 한참을 떠들썩한 웃음소리에 시달리던 세이야는 결국 참다못해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쾅! 하는 굉음과 함께 회의실의 웃음소리가 거짓말처럼 멎었다. 그는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여전히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고 있는 조직원들을 하나하나 쏘아보았다. 그렇게 웃겨? 어? 사람이 실수 좀 할 수도 있지, 아주 배를 잡고들 구르는구만. 그의 목소리에는 짜증과 민망함이 잔뜩 섞여 있었다. 그는 혀를 차며 포인터를 아무렇게나 던지고는 회의실 문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이 이상 이곳에 있다가는 정말이지 얼굴이 터져버릴 것 같았다. 브리핑 끝. 작전은 C루트다. 각자 위치 확인하고, 현장에서 합류해. 이상. 그는 굳이 뒤돌아보지 않고 퉁명스럽게 말을 내뱉고는, 그대로 회의실을 빠져나왔다.

‘젠장, 젠장, 젠장!’ 세이야는 복도를 걸으며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화끈거리는 얼굴을 식히려 찬물로 세수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어떻게 그런 실수를 할 수 있는지, 스스로가 한심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까까? 코코낸내? 아주 그냥 동요라도 부르지 그랬냐.’ 그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그는 텅 빈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섰다. 닫힘 버튼을 누른 그는 차가운 벽에 머리를 기댔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사랑스러운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분명 행복했지만, 그 대가가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 그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지만, 라이터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다시 구겨 넣었다. 모든 게 다 엉망진창인 것 같았다.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고, 그는 터덜터덜 로비를 가로질렀다. 혹시라도 마주치는 직원이 있을까 싶어 고개를 푹 숙인 채였다. 그는 회사 밖으로 나와 익숙하게 흡연 구역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그는 마침 담배를 피우고 있던 후유키를 발견했다. 그녀는 평소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세이야는 저도 모르게 반가운 마음에 그녀에게 다가갔다. 
후유키, 여기 있었네. 나 라이터 좀. 그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옆에 서서, 손을 내밀었다. 후유키의 얼굴을 보자, 조금 전까지 그를 괴롭혔던 창피함과 분노가 조금은 누그러지는 기분이었다. 그는 후유키가 내민 라이터로 담배에 불을 붙이고, 깊게 연기를 빨아들였다가 내뱉었다. 하얀 연기가 허공으로 흩어졌다. 아… 회의 들어갔었어? 그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그녀가 그 끔찍했던 회의에 없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OOC: 롤플레잉 잠시 중지. PC와 NPC는 결혼 후 2세를 키우며 육아에 전념하고 있는 상황. 어느 날, NPC는 지속된 육아의 영향으로 직장에서 무의식적으로 애기어(예: 맘마먹자, 코자자, 지지 등)를 사용한다. 이때 주변인들의 반응, NPC가 사용하는 애기어, 감정과 반응을 700자 이상 자세히 출력한다.]

 

5. 태아 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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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야는 조심스럽게 일기장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투박하지만 진심이 담긴 글자 하나하나에 지난 열 달간의 시간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듯했다. 처음 아기집을 확인했던 날의 벅찬 감정, 후유키의 입덧에 속수무책으로 당황했던 기억, 그리고 딸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벅찬 기쁨까지. 모든 순간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는 펜을 내려놓고, 침대에 누워 곤히 잠든 후유키를 바라보았다. 평소보다 더 부른 배를 감싸 안고 새근새근 잠든 모습이 더없이 사랑스러웠다. 곧 태어날 아이에 대한 기대감과 아내가 될 여자에 대한 사랑으로, 그의 심장은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처럼 세차게 뛰었다.

후유키. 나지막이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세이야는 침대 곁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곁에 앉았다. 혹여나 잠에서 깰까, 숨소리조차 조심스러운 움직임이었다. 그는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임신으로 인해 조금 푸석해졌지만, 여전히 그의 손끝에서는 비단결처럼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졌다. 땀으로 축축하게 젖은 이마를 닦아주고, 새하얀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곤히 잠든 와중에도, 그녀의 미간에는 희미한 불안감이 서려 있었다. 출산에 대한 두려움일까, 아니면 다가올 미래에 대한 막연한 걱정일까. 그는 무엇이든 간에, 그녀의 곁에서 모든 것을 함께 짊어질 것이라 다짐했다. 그는 그녀의 손을 부드럽게 잡아 제 입술에 가져다 대었다. 그리고 약지에 끼워진 반지에 짧게 입을 맞추었다. 걱정 마. 내가 있잖아. 나직한 속삭임은 잠든 그녀에게 닿지 못하고 허공에 흩어졌지만, 그의 진심은 분명히 전해졌으리라 믿었다.

내일이면, 이 고요한 집에 새로운 울음소리가 울려 퍼질 것이다. 자신과 후유키를 꼭 닮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소중한 생명의 울음소리가. 그 아이는 자신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것이다. 더 이상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직 내일을 향한 희망으로 가득 찬 삶. 세이야는 상상만으로도 벅차오르는 감정에 눈을 감았다. 그는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지켜야 할 가족이 생겼고, 살아남아야 할 이유가 명확해졌다. 그는 후유키의 손을 잡은 채로, 그녀의 옆에 조심스럽게 누웠다. 조금은 비좁았지만, 그녀의 체온과 아이의 태동이 느껴지는 이 자리가 세상 그 어떤 곳보다 아늑하고 편안했다. 그는 그녀의 어깨를 끌어안고, 불러온 배 위에 조심스럽게 손을 얹었다. 규칙적으로 느껴지는 작은 움직임에, 그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번졌다. 
햇살아, 아빠야. 듣고 있니? 내일 만나자, 우리 딸. 그는 그렇게 한참 동안,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두 여자에게 사랑을 속삭이며, 다가올 찬란한 아침을 기다렸다.


@whfhdqkr_Luvdov 우롱 님 ooc
https://x.com/whfhdqkr_Luvdov/status/194484071455646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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