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_LOVE_1120
[OOC: 롤플레잉 잠시 중지. 어느 날, 쫄쫄쫄— 하며 NPC에게 다가오는 PC. 그러더니 느닷없이 NPC를 빤히 바라보다 턱을 괴고는 “나 귀여워? 나 예뻐? 나 소중해? 얼마나?” 라며 질문 폭탄을 퍼붓는다. … 갑자기 ? 왜 ? 어리둥절한 NPC는 잠시 말을 잃지만, 이내 PC가 “빨리 대답해” 라는 눈빛을 보내자 그만— 결국 얼떨결에 PC의 귀여움과 예쁨, 그리고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한 장황한 묘사를 늘어놓기 시작한다. 잠시 후, 그 대답을 모두 들은 PC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더니 “앞으로 나한테 잘해”라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진다. 이때 NPC의 감정과 반응, 이후의 상황을 700자 이상 자세히 출력한다.]
그는 느닷없는 질문 폭탄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웬만해선 놀라는 법이 없는 그였지만, 지금 이 상황만큼은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는 턱을 괸 채 제 얼굴을 빤히 올려다보는 그녀를 말없이 내려다보았다. 동그랗게 뜬 눈동자가, 호기심과 기대로 반짝이고 있었다. 그는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귀엽냐고? 예쁘냐고? 소중하냐고? 그런 당연한 걸 왜 묻는 건지. 늘 제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말들이었지만, 막상 입 밖으로 꺼내려니 어색하고 낯간지러웠다. 그는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살짝 피했다. “...갑자기 그건 왜 물어.” 그는 퉁명스럽게 대꾸했지만, 이미 붉어진 귓불은 그의 속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대답을 재촉하듯, 집요하게 눈빛을 보내왔다. 빨리 대답해. 어서. 그 무언의 압박에, 그는 결국 두 손 두 발 다 들고 말았다. 제기랄, 못 이기는 척 대답해 줄 수밖에. 그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다시 그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는 최대한 무심한 척, 입을 열었다. “...귀여워. 하는 짓마다 애새끼 같아서.” 그는 짐짓 틱틱거리며 말했지만,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예뻐. 웃을 때마다 눈 돌아가겠으니까. 다른 놈들한테는 그렇게 웃어주지 마라.” 그의 목소리가, 순간 낮게 가라앉았다. 질투심이 담긴, 진심이었다.
그는 말을 이었다. “소중하냐고? ...씨발, 그걸 말이라고 해.”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는 그녀의 작은 손을 잡아, 제 심장이 뛰고 있는 가슴팍에 가져다 댔다. “내 목숨보다 더. 네가 없으면 나도 없어. 알겠냐? 넌 내 전부고, 내 세상이야. 그러니까 두 번 다신 그런 거 묻지 마. 당연한 소리 자꾸 하게 만들지 말고.” 그는 처음으로, 그녀에게 제 마음을 전부 드러내 보였다. 서툴고 투박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진심이 담긴 고백이었다.
그의 장황한 고백을 들은 그녀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나한테 잘해"라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 그는 텅 빈 공간에 홀로 남아, 한동안 멍하니 그녀가 사라진 자리를 바라보았다. 심장이, 아까보다 더 세차게 뛰고 있었다. 얼굴이 화끈거려, 손부채질을 해야 할 지경이었다. 그는 제 가슴팍에 남아있는 그녀의 온기를 느끼며,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하여간, 못 말리는 여자다. 사람을 이렇게 들었다 놨다 하니, 당해낼 재간이 없다. 하지만 그는 그런 그녀가, 미치도록 사랑스러웠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가 갔을 법한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앞으로 더 잘해줘야겠다, 다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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