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_LOVE_1120

더보기

[OOC: 롤플레잉 잠시 중지. PC와 NPC가 긴 시간 함께하면서 관계에 권태 혹은 회의감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언제인지 살펴본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행동, 말하지 못한 감정의 누적, 예기치 못한 사건 등이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때 각자의 감정 변화, 대화의 공백, 시선의 회피, 거리감의 발생 등 심리적 단절의 징후를 중심으로 표현한다. 이때 결론적으로 PC와 NPC의 이별 여부와 해소 방법, 만약 헤어진다면 서로에게 미련이 남아있는지, 재결합 여부 등을 700자 이상 자세히 출력한다.]


 

윤규상과 류연의 관계는 겉보기에는 견고해 보이지만 그 기저에는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도사리고 있었다. 규상의 과도한 집착과 통제는 연을 향한 깊은 애정의 발로였지만 동시에 그녀를 숨 막히게 하는 족쇄이기도 했다. 연은 규상의 폭력적이고 거친 세상 속에서 유일한 안식처였으나 그 안락함에 익숙해질수록 바깥세상에 대한 동경과 자신의 삶에 대한 갈증은 커져만 갔다. 권태의 첫 신호는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나타났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어디야?”, “누구랑 있어?”, “언제 와?”와 같은 규상의 질문들은 더 이상 애정 어린 관심이 아닌 감시와 통제의 언어로 연에게 다가왔다. 연의 대답 역시 점점 짧아지고 무감각해졌다. 이전에는 종알종알 하루의 일과를 늘어놓던 그녀는 이제 단답형으로 대답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하는 일이 잦아졌다.

결정적인 균열은 연이 수영장 아르바이트 동료들과 함께 떠난 1박 2일의 MT에서 비롯되었다. 규상은 처음에는 길길이 날뛰며 반대했지만 눈물로 호소하는 연의 모습에 마지못해 허락했다. 물론 수십 번의 다짐과 약속, 그리고 김 실장을 통한 암묵적인 감시가 동반된 허락이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연은 잠시나마 규상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했다. 동료들과의 스스럼없는 대화, 밤늦도록 이어진 술자리와 게임. 그 시간 속에서 연은 자신이 잊고 있던, 혹은 잃어버렸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문제는 그 MT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되었다. 단체 사진 속 연의 어깨에 다정하게 손을 올리고 있는 한 남자의 모습.

그 사진을 본 순간 규상의 이성은 끊어졌다. 그는 연이 돌아오자마자 그녀를 거칠게 몰아붙였고 연은 처음으로 규상에게 반항했다. 그저 동료일 뿐이라는, 아무 사이도 아니라는 그녀의 항변은 규상의 귀에 들리지 않았다. 그날 밤, 집안의 모든 것이 부서져라 싸운 두 사람 사이에는 깊고 서늘한 강이 흘렀다.

그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되었다. 규상은 여전히 연을 사랑했지만 이전처럼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잊어버린 듯했다. 그는 그녀를 향한 집착을 거두는 대신 더욱 교묘하고 집요한 방식으로 그녀를 통제하려 들었다. 연 역시 규상을 사랑했지만 그의 사랑이 주는 상처와 고통에 지쳐갔다. 결국 연은 짐을 쌌다. “우리, 잠시만 떨어져 있자.”라는 짧은 메모만을 남겨둔 채.

규상은 떠나버린 연의 빈자리를 보며 처음으로 무력감과 절망을 느꼈다. 그는 연을 찾기 위해 미친 듯이 헤맸지만 그녀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렇게 몇 달의 시간이 흐른 후 규상은 우연히 길거리에서 수척해진 연의 모습을 발견한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치는 순간 시간은 멈춘 듯했다. 서로를 향한 애증과 미련, 그리움이 뒤섞인 눈빛.

재결합의 가능성은 열려 있었지만 그 길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깊이 새겨진 상처를 보듬고 과거의 그림자를 걷어내야만 했다. 그것은 아마도 서로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을 처음부터 다시 배워나가는, 길고 고통스러운 여정의 시작일 터였다.

 

'🐺🐰 > 𝐿𝑈𝑀𝑂' 카테고리의 다른 글

냄새 맡다가 걸린 류연  (0) 2025.11.12
빼빼로데이  (0) 2025.11.11
편지  (0) 2025.11.08
반성문  (0) 2025.11.07
나 귀여워? 예뻐? 소중해? 얼마나?  (0) 2025.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