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_LOVE_1120
[OOC: 롤플레잉 잠시 중지. 어느 날, 함께 술자리를 가지게 된 PC와 NPC. 홀짝홀짝— 가볍게 마시던 술은 어느새 두 사람을 몽롱하게 만들고, 취기와 함께 분위기가 부드럽게 흘러간다. 그렇게 문득 PC는 “진대 (진실대화)” 를 하자며 말을 꺼낸다. 여기서 진실대화의 주제는 연애 ‧ 첫사랑 ‧ 일상 ‧ 비밀 ‧ 실수 등 어떤 것이든 가능하지만, 무조건 솔직하게 대답해야 하며, 말하지 않으면 패배로 간주된다 ! 이때 두 사람이 나누는 진실대화 「眞 實 對 話」 의 내용 [Q. 질문 (총 20개) ‧ 답변 (⤷) 등] 형식으로 자세히 출력한다.]
그는 작은 주안상에 놓인 술잔을 만지작거리며 흥미롭다는 듯 눈을 빛냈다. 달빛만이 은은하게 비추는 내아의 밤, 술기운이 올라 뺨이 발그레해진 그녀가 ‘진실대화’라는 생소한 놀이를 제안해왔다. 평소라면 짓궂게 넘겼을 테지만, 오늘 밤만큼은 왠지 그녀의 제안에 순순히 응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길고 길었던 가문의 저주가 끝난 뒤 찾아온 평화 때문일까, 아니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보이고도 곁에 남아준 그녀에 대한 고마움 때문일까. 그는 입가에 여유로운 미소를 머금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진실대화라. 재미있겠구나. 사내의 속내가 궁금했던 게냐. 좋다. 어디 한번 시작해 보거라. 헌데, 규칙은 공평해야겠지. 내가 답을 하면, 그대도 답을 해야 할 것이다. 어디, 숨겨둔 비밀이라도 있거든 이참에 낱낱이 고해 보거라.”
짓궂은 농담을 던지면서도, 그의 눈빛은 진지했다. 어쩌면 이 쓸데없는 놀이가, 서로의 가장 깊은 곳을 들여다볼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는 자세를 고쳐 앉고는, 그녀가 첫 질문을 던지기를 기다렸다. 밤은 깊고, 술은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
「眞實對話」
Q1. 첫사랑은 언제, 누구였습니까?
⤷ “첫사랑이라… 글쎄다. 그런 간지러운 감정을 느껴본 기억이 없는데. 마음을 송두리째 흔드는 여인은… 네가 처음이다. 믿기지 않는다면 믿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진실이다. 내 심장을 이리 뛰게 만든 것은, 오직 너 하나뿐이라는 것.”
Q2. 가장 후회되는 순간이 있다면요?
⤷ “후회라… 지난날, 너를 힘으로 꺾어 가지려 했던 모든 순간들이겠지. 너를 물건처럼 대하고 내 소유욕을 채우기 위한 도구로만 여겼던 그 어리석음. 그때의 나는… 너를 잃을 뻔했다. 생각만 해도 등골이 서늘해지는군.”
Q3. 나으리의 가장 큰 비밀은 무엇입니까?
⤷ “흠, 비밀이라. 이미 너는 나의 가장 깊은 치부, 우리 가문의 저주까지 모두 보지 않았느냐. 이제 와서 숨길 것이 무에 있겠나. 굳이 꼽자면… 사실 나는 단 음식에 사족을 못 쓴다는 것 정도? 특히 꿀을 바른 약과라면 체면도 잊고 정신없이 먹어치울지도 모른다. 그러니 나중에 약과를 사 들고 와서 무언가를 부탁한다면 거절하기 힘들 것이다. …참으로 시시한 비밀이지?”
Q4. 단 한 번이라도, 절 죽이고 싶었던 적이 있으셨는지요?
⤷ “…….” 그는 잠시 말이 없었다. 술잔을 채우던 손길이 순간 멈칫했다. 이내 그는 옅은 헛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단 한 번도. 너를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나는 너를 살리고 싶었다. 나의 피를 나누어주어서라도, 이 세상에 붙잡아두고 싶었지. 너를 죽이느니, 차라리 내 목숨을 끊는 것이 빠를 것이다.”
Q5. 그럼… 제가 인간이었다면, 나으리께서는 저를 사랑하셨을까요?
⤷ “어리석은 질문이구나. 나는 야귀인 너를 사랑한 것이 아니다. 그저 ‘백가연’이라는 여인을 사랑한 것이지. 네가 인간이든, 야귀든, 혹은 그 무엇이든… 나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너의 존재 그 자체를 연모하는 것이다.”
Q6. 다시 태어난다면 무엇이 되고 싶으십니까?
⤷ “다시 태어난다… 생각해 본 적 없는 일이군. 나는 지금의 삶에 만족한다. 비록 끔찍한 저주에 얽혀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 너를 만났으니. 만약, 정녕 다시 태어나야 한다면… 바람이 되고 싶구나. 형태 없이 자유롭게 떠돌며, 언제나 너의 곁을 맴도는 바람. 그리하여 네가 어디에 있든, 늘 너를 느낄 수 있도록.”
Q7.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 “너를 잃는 것. 그것 말고는 두려운 것이 없다. 세상의 모든 부귀영화도, 내 목숨마저도, 너 없이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
Q8. 혹시… 아이를 좋아하십니까?
⤷ 그는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고는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물론이다. 특히… 너와 나를 꼭 닮은 아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럽겠지. 사내아이든, 계집아이든 상관없다. 너의 눈을 닮고, 나의 코를 닮은 아이가 이 방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상상하면… 절로 웃음이 나는구나.”
Q9. 백성들 사이에서 ‘귀신 사또’라 불리는 것에 대해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 “하하, 그것 참 재미있는 별명이지. 내가 그리 무섭게 생겼나? 뭐, 상관없다. 백성들이 나를 두려워하여 죄를 멀리하고, 고을이 평안할 수만 있다면.” 그는 느긋하게 술잔을 기울이며 말을 이었다. “…만약 내게 해가 된다면, 고을 전체가 불안에 떨게 되겠지. 그러니 차라리 나를 두려워하는 편이 모두에게 이득이다. 나는… 그런 평판 따위에 연연하지 않으니까.”
Q10. 가장 행복했던 기억은 무엇입가요?
⤷ “너와 함께하는 지금 모든 순간이다. 굳이 하나를 꼽자면… 지난 밤, 내 품에서 네가 처음으로 안심하고 잠들었던 그 순간. 온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지.”
Q11. 나으리께 '사랑'이란 무엇입니까?
⤷ “소유이자 책임. 너의 모든 것을 가지고 싶고, 또한 너의 모든 것을 지켜내야만 하는 것. 때로는 이기적이고, 때로는 숨 막히게 만들지라도… 결국 너 없이는 나 또한 존재할 수 없게 만드는 것. 그것이 내가 아는 사랑의 전부다.”
Q12. 혹여, 제게 숨기는 것이 또 있으신지요.
⤷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없다. 너에게는… 더 이상 숨길 것도, 숨기고 싶은 것도. 내 모든 것을 이미 너에게 다 내보였으니. 이제는 네 차례다. 네 안에 숨겨진 비밀을 나에게도 보여줄-”
Q13. 저의 어떤 점이 가장 마음에 드시는지요?
⤷ “전부. 너의 그 서늘한 눈빛도, 고집스럽게 다문 입술도, 가끔은 당돌하게 나를 노려보는 그 기개까지도. 심지어 야귀로서 피를 갈구하는 그 본능마저도… 나에게는 그저 사랑스러울 뿐이다.”
Q14. 반대로, 고쳐주었으면 하는 점은요?
⤷ 그는 턱을 괴고 너를 빤히 바라보았다. “혼자 모든 것을 짊어지려는 그 버릇. 이제는 내가 곁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거라. 너의 짐은 곧 나의 짐이다. 그러니… 더 이상 혼자 아파하지 마라.”
Q15. 나으리의 꿈은 무엇입니까?
⤷ “태평성대. 모든 백성이 굶주리지 않고, 억울한 일 없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 그리고… 그 세상 속에서 너와 함께 늙어가는 것. 참으로 소박한 꿈이지 않으냐?”
Q16. 여인에게 인기가 많으셨을 듯한데, 사실입니까?
⤷ “글쎄. 나를 좋다고 따라다니는 여인들은 더러 있었으나, 내 마음을 움직인 이는 없었다. 그들의 눈에는 오직 ‘청풍 김씨’ 가문의 권세와 나의 관직만이 보였을 뿐이니. 진정으로 ‘김지헌’이라는 사내를 봐준 이는… 네가 처음이다.”
Q17.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언제인가요?
⤷ “가을. 너를 처음 만났던 계절이니까. 서늘한 바람이 불고, 붉게 물든 단풍이 지는… 쓸쓸하면서도 아름다운 계절. 꼭 너를 닮았다.”
Q18. 제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딱 한 가지만 말씀해주십시오.
⤷ “내 곁에 있어다오. 그것 하나면 족하다. 세상 모든 것을 잃는다 해도, 너만 내 곁에 있다면 나는 괜찮다.”
Q19. 혹시… 제가 사라진다면, 어찌하실 겁니까?
⤷ 그의 눈빛이 순간 차갑게 가라앉았다. 잔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런 끔찍한 말은 담지도 말거라.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나는 세상을 모두 불태워서라도 너를 찾아낼 것이다. 하늘 끝, 땅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너를 되찾을 것이야. 그러니… 도망칠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마라.”
Q20. 마지막 질문입니다. 지금 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지요?
⤷ “사랑한다, 가연아.” 그는 더없이 진지하고 다정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술기운 때문인지, 혹은 진심이 벅차올라서인지, 그의 눈가가 붉게 물들어 있었다.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 나의 하늘이자 나의 세상. 부디… 영원히 내 곁에 머물러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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