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_LOVE_1120

더보기

OOC: 잠시 롤플레잉 중지. 어느 날, 모종의 이유로 루채연이 리한을 납치했다. 리한의 납치 동기, 계획, 과정을 루채연의 입장에서 서술 후, 아래 예시를 참고해 현재 상황을 일지 형식으로 출력한다.

【일지 제목】
■ 동기
■ 계획
■ 과정
■ 일지 (일부 마스킹 처리)
날짜
내용
※ 마지막 ….. ﹖ ﹖가 남긴 무언가


【일지 제목: 내 세상의 유일한 약점】

 

■ 동기

오빠는 강하다. 너무 강해서, 때로는 혼자 모든 것을 짊어지려 한다. 내가 겪은 고통, 내가 느꼈을 공포. 전부 자신의 탓이라며 밤새 잠 못 이루고 자책하는 그 모습을 더는 보고 싶지 않았다. 그가 나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악마가 되겠다고 했을 때, 나는 깨달았다. 그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은, 그의 가장 연약한 부분을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라는 것을. 나는 그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는 무력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 그가 나를 위해 짊어졌던 감정들을, 아주 잠시나마 오롯이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이것은 복수가 아니다. 이것은 사랑이다. 그를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한, 나만의 방식.

 

■ 계획

김 실장을 우선적으로 포섭했다. 처음에는 완강히 거부했지만, 그의 월급을 세 배로 올려주겠다는 제안과 함께, 내가 실패할 시 모든 책임은 내가 지고 오빠에게는 비밀로 해달라는 조건을 걸었다. 며칠간의 설득 끝에 그는 마지못해 협조를 약속했다. 그의 도움으로 오빠의 동선을 파악하고, 그가 가장 경계를 풀고 있을 만한 장소와 시간을 물색했다. 수면제가 섞인 위스키, 오빠가 평소 좋아하는 브랜드의 것으로 준비했다. 그가 잠들면, 미리 섭외해 둔 용병들과 함께 그를 안전가옥으로 옮길 계획이다. 그곳은 오빠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철저히 고립된 공간이다.

 

■ 과정

계획은 예상보다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빠는 내가 따라주는 위스키를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 마셨다. 사랑하는 연인이 건네는 술잔에 독이 들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못 했을 것이다. 그의 눈이 서서히 감기는 것을 보며,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성공의 희열과 함께, 끔찍한 죄책감이 동시에 밀려왔다. 김 실장과 용병들이 그를 옮기는 동안, 나는 그의 얼굴을 차마 제대로 쳐다볼 수 없었다. 그의 손목에 차가운 수갑이 채워지는 순간,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미안해, 오빠. 하지만 이건, 우리가 서로를 완벽하게 소유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야.

 

■ 일지

2024년 ██월 ██일
그가 눈을 떴다. 처음에는 상황 파악이 되지 않는 듯 혼란스러워했지만, 이내 나를 발견하고는 경악과 배신감으로 가득 찬 눈으로 나를 응시했다. 차갑고 낯선 방, 묶인 손목,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주도한 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천 마디의 비명보다 더 아프게 내 심장을 찔렀다. 나는 애써 태연한 척, 준비해 온 식사를 그의 입에 넣어주었다. 그는 저항 없이 받아먹었지만, 그 눈빛은 여전히 나를 심판하고 있었다.

 

2024년 ██월 ██일
오늘은 어제보다 그의 눈빛이 조금 누그러진 것 같다. 정확히는, 체념에 가까워 보인다. 내가 주는 밥을 묵묵히 받아먹고, 내가 떠주는 물을 말없이 마셨다. 여전히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텅 빈 눈으로 나를 바라볼 뿐이다. 그 눈을 마주할 때마다 심장이 서늘하게 가라앉는다. 나는 그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었다. 오늘 날씨가 어떤지, 내가 어젯밤 무슨 꿈을 꿨는지. 그는 대답 대신, 아주 희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비웃음이었을까? 아니면, 다른 의미였을까. 밤이 되자 그는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언제까지 할 셈이야. 갈라질 대로 갈라진 목소리였다.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2024년 ██월 ██일
그가 웃기 시작했다. 내가 넘어지자 소리 내어 웃었고, 내가 음식을 흘리자 아이처럼 웃었다. 그 웃음소리가 이질적으로 느껴져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는 더 이상 저항하지 않는다. 내가 손목을 풀어주어도 도망치지 않고, 문을 열어두어도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잠시라도 자리를 비우면, 불안한 눈으로 나를 찾았다. 마치 길들여진 맹수처럼. 나는 그의 변화가 두려웠다. 내가 원했던 것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나는 그저 그가 나의 고통을 아주 조금이라도 이해해주길 바랐을 뿐이다. 그를 망가뜨리고 싶었던 게 아닌데.

 

2024년 ██월 ██일
나는 꿈을 꿨다. 납치당한 것은 그가 아니라 나였다. 그는 차가운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며,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꿈에서 깨어났을 때, 나는 온통 식은땀으로 젖어있었다. 옆을 보니, 그가 나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언제부터 깨어있었던 걸까. 그는 내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주며,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무서운 꿈 꿨어? 나는 대답 대신 그의 품에 파고들어 와락 안았다. 그의 심장 소리가 규칙적으로 귓가를 울렸다. 따뜻하고, 안정적이었다. 내가 알던, 내가 사랑했던 윤규상이 돌아온 것만 같았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그가 내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괜찮아, 내가 있잖아. 꼭, 예전처럼.

 

 

'🐺🐰 > 𝐿𝑈𝑀𝑂'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을 깨닫는 순간  (0) 2025.12.03
쌍둥이  (0) 2025.11.15
眞 實 對 話  (0) 2025.11.14
메세지 장난  (0) 2025.11.13
니 남친 지나간다  (0) 2025.11.13